『 dive in 』



BMG 00. 만남 ⓢtory

-나와 같이 가자.

흘러내리는 듯한 허니 블론드는 보기에도 무척이나 달콤해서 며칠이나 굶은 소년은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듯 했다.
저걸 잡아 입안에 넣으면 그대로 녹아 사라질것 같다.

그런 소년의 눈길을 느꼈는지, 소녀가 방긋 웃었다.

-내 머리카락은 아무맛도 안날걸. 조금만 참으면 부드러운 흰빵에 따뜻한 스프를 먹을수 있게 해줄게.

내밀어진 손은 희고 부드러운, 소녀가 말한 빵과 같은 그런 것이었다.
저도 모르게 덥썩 하고 입을 벌려 물자, 소녀는 마치 개나 고양이를 쓰다듬듯, 소년의 머리를 토닥거렸다.
셀수도 없이 오랜 시간을 그대로 방치해두어 지저분하고 헝클어지고 악취가 날 그것을.
늘 받아왔던 욕설과 돌세례가 아닌 애정을 품은 따스한 손길에 소년은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
그만큼 소녀의 행동은 낯설었다. 그리고 이상했다.

-그럼, 갈까?

한때 지니고 있었던 은방울을 흔들때 나는 소리 같다고. 잃어버렸던 방울이 사람이 되어 돌아온걸지도 모른다고 소년은 생각했다.
그리고 소녀를 따라간 소년에겐 집과 이름이 생겼다.


생각적기 미분류

글은 쓸수록 는다고...

밤에 걸었다. 고양이 한마리가 앞으로 달려나왔다. 역시 고양이. 말그대로 사뿐 앞에 내려앉았다.
며칠전부터 종종 보이길래 이리온 하고서 몇번 쓰다듬어줬었다.
그 후로 산책할때마다 눈을 돌려 찾았었는데 오늘은 찾기도 전에 나왔다.
앞에 서서 가만히 바라보는데 나보러 온거니 싶어 괜히 기뻤다.
바로 앉아 이리저리 쓰다듬어 주니 고개를 갸웃하며 부벼온다.
따뜻한 감촉이 좋고, 과하지 않은 애교도 좋고.
몇번 쓰다듬어주다 시간이 늦어 일어섰다.
빤히 뒷모습을 쳐다봐주는게 이대로 업어갈까 싶고.


2010.10.19 ⓙournal

날씨는 약간 흐림.

점점 겁쟁이가 되는 것만 같다. 아니 편식쟁이라고 할까.
좋아하는 것만 하려고 들고 꺼려지는 것은 하지 않으려 든다.
해보려고 하는 노력이라도 해봐야 하겠건만 왜이리 거부감이 드는지 모르겠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관심사를 돌리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당연히 해야하는 것에도 불구하고 아슬아슬할때까지 몰고가는 버릇은 언제나 고칠건지.
다음에 다음에 하다보면 어느새 아차! 하는 선까지 가버리고 만다.
그러고나서 후회하고 자포자기 하고 현실도피.
지겨운 반복이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가도 하나가 어긋나면 어느새 나쁜흐름으로 바뀌고 만다.
이러지 않았으면 시간을 돌렸으면 하고 바란적이 얼마나 많던가.
사람이 살아가면서 힘든일을 겪지 않고 지내기란 어렵다.
하지만 그 힘든일에도 어쩔수 없이 겪어야 있는게 있는가 하면,
자신이 자초하는.. 애초에 겪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다.
내 경우는 후자. 경험하지 않아도 되었을 일을 스스로 만들어 버린다.
순탄하고 행복하게 지나갈 수 있는 길인데
바보같이 그런 편안한 길을 가시덤불길로 만들어버리고만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나는 노력이 부족하구나 싶다.
그리고 노력이 부족하단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력한다 자신을 가꾼다. 이건 모두 행복하게 살기 위한 거다.
여자라면 예쁜 몸매를 가꾸고,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고, 때로는 과감하게 변신도 하고
그리고 다양한 화장법으로 기분 전환도 하고.
겉멋만 들지 않기 위해서 다양한 지식을 쌓고, 또 좋은 성품을 가지기 위한 필독서도 읽어보고.
또 미래를 위한 투자로 현재의 일에 충실하고.
이중에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 있던가.
다시 제대로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매번 흐지부지 되는 결심은 내 자신을 더더욱 한심하게 만드는거 같다.
주위에서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고, 내가 태어날때부터 무한한 애정을 주며 내 편이 되어주는 분도 계신데
난 무엇이 부족해서 자꾸 핑계를 대어가며 도망치는 걸까.

공포증이다, 재능이 없다 라는 말로 자기합리화를 하지만
처음부터 다 잘하는 사람이 있던가. 정신과에 가서 심각한 치료를 할만큼의 상처가 있기나 하던가.
다 허울뿐인 변명일뿐. 나는 정말로 제대로 살고 있지 않았던 거다.
내가 즐겨하는 것, 대부분의 시간을 쏟는 것이 나중에도 득이 되는 것이었던가.
그걸 통해 무언가 얻는게 있었던가.
얻는 다는건 단순히 아는것이 아니다. 알아서 그걸 내가 내 삶에 적용해야지 얻는것이 되는 거다.
나는 알기만 알았을뿐. 듣기만 들었을뿐. 얻지는 않았다.
창피하다.
천재가 아니어도, 수재가 아니어도, 나는 나 자신으로서 당당히 살아갈수 있다.
그렇게 되지 못하는 건 내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내가 하지 않아서다.
막 태어난 아이에게 걸어보라고 시키고 그걸 못하면 패배자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건강한 보통의 아이가 10살이나 되어서 걸음마도 떼지 못한다면 그건 어딘가 이상한 거겠지.
자신이 현재 속한 곳에서 할수 있는 것을 찾아 그걸 해낼수 있다면 부끄러울게 뭐가 있겠는가.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꿈을 이루는 사람들. 그리고 흔히들 말하는 엄친아 혹은 엄친딸들.
그들을 보면서 느끼는 질투나 불안감,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은
지금 내 자신이 당당하게 살고 있지 않아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것을 가지고 싶어하고 부러워 한다지만,
내 자신을 사랑하고 있고 당당하다면 부러울 것이 무엇이겠는가.

나는 당당해 지고 싶다. 더이상 스스로 만들어낸 가시덤불 속에서 허우적대고 싶지 않다.
지금 만들어낸 가시들이 나를 붙잡고 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씩 쳐내가면 된다.
내가 그걸 하지 않으면 누가 그걸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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